기독교

봉투와 자존심 1

눈빛 2021. 10. 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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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 장신대 신대원에 입학할 , 학교에서 OT를 했다.

학교생활에 대해 안내해 주는 정도였다.

 

여러 순서 중에 교수가 스승이자 선배로서 조언해주는 시간이 있었다.

J 교수가 말이 기억에 남는데 이런 말로 시작했다.

여러분은 왔습니다. 지금은 교회 성장세가 줄어들고 있으니 돌아갈 사람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돌아가십시오.”

교세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아는 사실이니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여러 교수의 말을 대부분 잊었으나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 J 교수의 말이 있다.

요약하면 이렇다.

여러분이 목회할 봉투를 받는 일이 있을 것이다. 부목사 때는 생활비가 부족할 테니 받아서 사용해도 좋으나, 담임이 되면 쓰지 말고 서랍에 차곡차곡 쌓아 놓았다가 어려운 학생이나 교회를 돕는 데 사용해라.”

 

많은 의미와 현실을 담고 있는 말이었으나, 목회 경험이 없던 나는 전혀 이해할 없었다.

하지만 다른 말은 다 잊었으나 말이 아직도 기억나는 것은, 나도 모르게 강렬하게 머릿속에 각인되었을 아니라 목회 현장에서도 마음을 무겁게 누르는 문제였기 때문인 같다.

 

신대원을 다니면서 교육전도사로 일하던 교회의 교육 담당 목사가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신대원을 졸업하고 전임과 부목사로 일하면서 전세금 거의 썼어요.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요.”

말이 무슨 뜻인지 알기는 했으나 아직 경험하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에 크게 닿지 않았다.

 

신대원을 졸업하고 전임전도사가 되었을 교회로부터 19 임대 아파트를 사택으로 제공받았다.

우리 가족이 살던 집에서 전세금을 빼어 통장에 넣어 놓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잔고가 점점 줄어들어 갔다.

 

목사 안수를 받은 얼마 되지 않았을 교회의 어느 장로가 내게 말했다.

목사님, 생활비를 부모님으로부터 받으시죠?”

아니요. 부모님도 형편이 좋지 않아서 교회에서 받는 사례비로만 생활합니다.”

장로는 말이 없었다.

장로가 말의 핵심은, 교회에서 받는 월급이 적으니 어디서든 돈을 마련해야 생활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거였다.

 

전세금을 넣어 놓았던 은행 잔고가 바닥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교육전도사일 , 목사에게서 들었던 이야기가 내게도 현실이 되었다.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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