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사람이 권력을 가지면 본성이 드러난다 1

눈빛 2021. 8. 1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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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10월 방위병으로 입대했다.

훈련소에서 한 달 동안 교육받고 자대로 출퇴근했다.

성남에 있는 육군종합행정학교에 배치되었는데, 나처럼 군대로 출퇴근하는 방위를 군방위라고 했다.

업무시간의 일은 현역들과 거의 동일했지만, ‘퇴근이라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었다.

 

워낙 큰 부대여서 30명 넘는 인원이 육군종합행정학교로 배치되었고, 동갑내기 동기와 나는 그 안에서 수송대로 배치되었다.

수송대는 창고 같은 곳에 방위병을 지내게 했는데 캐비닛과 지저분한 소파가 있을 뿐이었다.

첫날, 나와 동기는 아무것도 모른 채 구타부터 당하고 시작했다.

이유가 있었겠는가.

당시 군대는 다 그랬다.

 

군대의 구타, 성추행, 집단 따돌림 등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을 것이다.

구타는 많이 줄어들었다고 하고, 없어졌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글쎄.

왜 군대는 이런 일이 끊이지 않고 계속 일어나는 걸까.

 

어릴 때를 생각해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어리다고 순진하고 착하던가?

아니다.

1조차도 착한 놈, 나쁜 놈, 깡패 같은 놈, 사기꾼 같은 놈 등등 다양하지 않던가.

교육과 법, 환경 등을 통해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이 과정은 개인의 인성이나 본성을 누르고 살도록 한다.

동일한 국적을 가진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이나마 살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우리가 어릴 때 학교에서 보았던 이 녀석들이 다 군대로 몰려간다.

착한 놈뿐만 아니라 학폭 가해자, 친구에게 사기 치는 놈, 성추행범 등등.

그 녀석들이 권력을 가졌다고 생각해 보자.

난리가 나는 거다.

 

누구든지 권력을 가지게 되면 본성과 인격이 드러나게 된다.

권력의 크기와 범위는 상관없다.

단 한 명 위의 권력이나 수천만명 위의 권력이나 동일하다.

 

군대는 시간만 흐르면 자연적으로 권력이 생기는 곳이다.

이러한 권력 관계가 맨 위에서부터 맨 아래까지 존재한다.

그것도 계급에 기반한 권력이다.

단 한 사람이라도 후임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대한 거의 절대적인 권력이 생긴다.

 

이걸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불행한 일은 계속 생겨날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통제할 생각이 없을 것이다.

자기가 가진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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