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목회 활동비

눈빛 2021. 12. 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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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의 목회 활동비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목사가 받는 돈 중에 '목회 활동비'로 명시된 돈.

2. 사례비(이하 월급) 외에 받는 모든 돈.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1. 목사가 받는 돈 중에 '목회 활동비'로 명시된 돈

 

목사가 받는 돈의 항목을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월급, 목회 활동비, 사택 관리비, 기타 항목. 대부분의 교회가 이런 구조로 되어 있다고 본다. 교회마다 차이가 있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세부항목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일 거다.

 

이 구조의 장점은 목사를 '월급을 적게 받는 착한 목사'로 만드는 데 있다. 월급은 적게 하고 다른 부분에서 돈을 채워 넣으면 되기 때문이다. 월급과 사택 관리비는 목사에게 직접 들어가는 돈으로 인식되는 반면 목회 활동비를 비롯한 다른 돈은 '활동에 필요한' 지출로 인식된다. 사택 관리비가 한 몫으로 지출되지 않고 전기, 수도 등 항목별로 지출되는 경우는 목사에게 직접 들어가는 돈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월급 외의 돈이 월급의 몇 배가 되어도 교인들은 전혀 모르고, '우리 목사님 사례가 적어서 어떻게 해.'라고 하면서 안타까워한다.

 

대부분의 교회에서 목회 활동비는 특수활동비처럼 영수증이 없어도 되는 항목이며 금액이 많지 않다. 일반적으로 목사의 월급을 보충해 주는 항목으로 받아들인다. 왜냐하면 목회 활동비 말고 목사를 위해 따로 지출되는 항목의 종류가 아주 많기 때문이다. 작은 교회에서는 해줄 만한 여력이 없어서 할 수 없겠지만, 교회 인원이 어느 정도 되고 재정도 안정적인 경우는 차량 유지비, 통신비, 도서비 등의 항목이 따로 책정되어 있다.

 

내가 부목사로 있던 모든 교회가 목회 활동비를 비롯한 많은 항목을 목사 몫으로 책정했다. 사택 관리비, 도서비, 통신비, 사모 통신비, 자녀 교육비, 차량 수리비 등등 세부적인 차이는 있었지만 말이다. 

 

내가 담임으로 일했던 교회의 교인은 70명 정도, 1년 재정은 1억 4천 정도였다. 월급은 200만 원이었고 목회 활동비로 50만 원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택의 전기료와 난방 유류비를 교회에서 지출했다. 수도는 마을 상수도였기 때문에 1~2천 원 정도 냈던 것 같다.

 

참고: 마을 상수도의 요금은 마을 회의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요금이 다르다. 내가 일했던 곳은 축사를 가진 사람들이 마을 상수도를 이용해 소의 물을 먹였기 때문에 요금을 일부러 낮게 책정했다. 300마리 이상 소를 키워도 한 달 수도요금이 2만 원도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2. 월급 외에 받는 모든 돈

 

교인 수가 많지 않아 목사가 교회 재정을 운영하는 경우에 이런 일이 많다. 목사가 받는 월급 외에 목사가 지출하는 여러  항목을 교회 지출로 묻어버리는 경우다. 돈을 직접 받지 않지만, 내용은 동일하다. 교회 조직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서 그런 거다.

 

일정한 규모 이상이 되면 각 부서가 활성화되어 목사 혼자서 좌지우지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목사가 개척해서 교회를 크게 키운 경우다. 예장 통합 측 교회 중에 어마어마하게 큰 교회가 있는데 교회 재정에 대해서는 담임목사와 극히 일부의 장로만 알고 있다는 보도를 본 적 있다. 오죽하면 '개척 보좌'란 말이 생겼을까.

 

내가 알고 있는 어느 목사는 강원도 어느 교회에 담임목사로 가게 되었다. 그 교회는 어떤 목사가 개척해서 세운 교회다. 설립자는 그 교회에서 목회하다가 은퇴했다. 설립자 목사는 은퇴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회 재정을 비롯한 많은 부분을 관리하고 참견한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교인들도 손을 댈 수 없고 눈치만 본다고 한다. 최근에는 연락한 적이 없는데 은퇴 목사가 아직 살아있다면 상황은 변하지 않았을 거다. 개척 보좌의 위엄을 보여주는 예다.

 

 

이상으로 내가 생각하는 목회 활동비의 개념을 살펴보았다. 이 모든 것을 요약하면, 목사가 교회에서 월급으로 받는 돈 외에 지급받는 돈은 모두 목회 활동비로 봐야 한다는 거다. 나는 이런 목회 활동비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목사는 반대할 거다. 목회 활동을 하면서 지출하는 돈은 교회에서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겠지. 그런데 그건 개소리다. 업무를 위해 지출한 돈은 명확한 명세와 영수증을 첨부해서 정산하면 될 일이다. 너무나도 간단한데 왜 목회 활동비라는 항목을 만들어 이 난리를 치는 걸까?

 

이유는 단순하다. 월급을 적게 받는 것처럼 보이기 위함이다. 이 꼼수에 대해서는 교회 안의 도둑놈들 1회 – 목회 활동비 에서도 이미 언급한 바 있다. 종교인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기 한참 전에도 이렇게 했으니 세금 때문이 아니다. 교인들을 속이기 위한 거다.

 

그러므로 목사는 목회 활동비를 비롯한 기타 항목이나 수당 없이 월급만 받도록 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처럼 지나치게 낮게 책정하는 것은 반대다. 우리나라 상황에서 나이와 학력을 고려한 전문직 평균 수준이면 된다고 본다. 원칙적으로 교회 규모와 상관없이 이렇게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국내 개신교는 모두 따로 놀기 때문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거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하겠지. 

 

이렇게 월급을 받고 일할 때 지출되는 부분은 명세와 영수증을 첨부해서 처리하면 될 일이다. 

 

목사가 월급을 단순하게 받으면 교인들의 장난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잘못을 고백합니다 에서 언급한 바 있다. 교인들이 목사에게 돈을 더 주거나 덜 줄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목사가 비굴해진다. "장로님~ 장로님~" 하거나 "권사님~ 권사님~" 하는 자존심도 없고 자부심도 없는 먹사들을 많이 봤다. 이것들은 쓰레기 목사와 쓰레기 교인일 뿐이다.

 

이렇게 큰 세력을 가진 한국 개신교가 목사의 월급에 대한 제대로 된 규정 하나 없다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하루빨리 정신 차려야 한다. 그래야 어떻게 하면 더 돈을 빼먹을지 대가리를 굴리는 목사 놈들을 걸러낼 수 있을 것이고, 돈을 이용해서 목사를 가지고 놀려 하는 교인 놈들도 걸러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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