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교회 안의 도둑놈들 1회 – 목회 활동비

눈빛 2021. 9. 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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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00년에 장신대 신대원 신학과를 졸업하고 전임전도사가 되었다.

 

신대원 3학년 2학기 시작할 때, 교육전도사로 일하던 교회의 교육담당 목사가 지방 어느 교회를 소개해 주었다.

순진한 건지 멍청한 건지, 나는 첫 부르심에 응답한다는 마음으로 무조건 가기로 했다.

친구들은 왜 지방에 가냐. 한 번 내려가면 서울로 다시 올라오기 힘들다. 어떤 곳인지 알아보고 가라.”고 말하며 만류했었다.

 

흔히 사례라고 말하는 월급에 대해서도 묻지 않았다.

얼마가 되었든 그 교회의 규정이라면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목사의 자존심은 그렇게 지켜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목사가 돈을 따라가면 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아내도 동의하는 바였다.

 

마지막 학기가 지나고 졸업하자마자 그곳에 내려갔다.

내려가서 선배들에게 인사를 다녔던 이야기는 아랫글에 적었다.

 

사람이 권력을 가지면 본성이 드러난다 2 (tistory.com)

 

내가 받은 월급은 70만 원에 상여금 600%였으니 한 달에 105만 원이었다.

거기에다 19평 임대아파트를 사택으로 제공해주었고, 임대아파트 임대료, 전기, 수도, 공동관리비를 사용한 만큼 내주었다.

 

첫째는 유치원에 다니고 있었고, 둘째는 돌 전이었다.

생활비가 모자랐다.

서울에서 전세금을 빼서 내려갔는데, 잔고가 계속 줄었다.

 

나는 전임 첫해부터 행정을 맡았는데 재정을 포함한 서류를 정리할 때 담임목사가 한마디 했다.

우리가 받는 사례 기본급은 적게 해야 해. 그래야 교인들이 싫어하지 않아. 목회활동비하고 다른 부분에서 채우면 돼.”

 

그 목사의 기본급은 130만 원에 600%였으니 한 달에 195만 원, 사택은 30~40평 되는 아파트였다.

여기까지는 교인들이 기본적으로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

 

월급에 대해 의문이 있던 차에 한 번 조사해보기로 했다.

전 해의 재정 장부를 꺼내어 살펴보았다.

목사 몫으로 지출된 내용을 정리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목회활동비라고 이름 붙인 항목이 있었는데, 대부분의 교회에서 월급에 추가로 얹어 주는 것이다.

, 기본급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거기에다 차량 관리비, 도서비, 세미나비, 통신비, 사모 통신비, 아이들 학원비 등등 다 모아보니 연봉이 6,000만 원 정도 되었다.

내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종교인 과세가 시행되고 있지만, 기독교에서의 문제는 늘 목회활동비였다.

위에 언급한 대로, 목회활동비는 월급에 얹어 주는 돈이다.

그래서 사실상 월급으로 보아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이거다.

명목상 ‘목회활동비외에 목사가 당연한 것처럼 지출해 가는 돈이 있다는 거다.

이러한 돈의 규모, 범위, 방식이 교회마다 다르기 때문에 파악하기 힘들다.

파악하기 힘들다는 말은 빼먹을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뜻이다.

, 도둑질하기 쉽다는 거다.

 

목회활동비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말은, 도둑질한 것을 들키지 않겠다는 말이다.
이런 도둑질을 하기 위해 여러 가지 수를 쓰는 목사도 있다.
한 푼이라도 더 얻어내기 위해 장로들의 비유를 맞춰가며 손을 비비는 목사도 있다.
자존심도 자부심도 없는 먹사들과 맞장구쳐 주며 교회에서 귀족 대접받으려는 장로들.
이놈들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해지는, 교회를 좀먹고 예수 얼굴에 먹칠하는 쓰레기들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교회는 목사 월급을 연봉으로 지급하고 끝내야 한다.

사택 관리비, 차량 관리비, 통신비, 자녀교육비 등은 모두 그걸로 충당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처럼 말이다.

그래야 목사가 전문가로 확실히 인정받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교주 비슷하게 되는 것이다.

 

업무상 지출되는 부분은 명확한 사유와 영수증을 첨부해서 처리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목사나 재정 담당이나 교회 재정에 대해 자유롭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돈의 노예가 되고, 어떻게 하면 돈을 빼먹을까 하는 브로커나 양아치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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