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소식이 들렸다.
노회장까지 했던 목사가 성범죄자 알림e에 등록되어 있다는 거였다.
예전에 그 목사는, 내가 일하던 교회에서 근무하기도 했던 사람이어서 서로 알고 있었다.
시내에 그 사람이 운영하는 교회가 있었고 나이는 나보다 꽤 많았다.
성범죄자 알림e 홈페이지는 https://www.sexoffender.go.kr/다.
그곳에 공지된 '신상정보 등록제도'는 다음과 같다.
'등록대상 성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사람의 신상정보를 등록·관리하여 성범죄 예방 및 수사에 활용하고, 그 내용의 일부를 일반 국민 또는 지역주민에게 공개하는 제도.'
핵심은 ‘유죄판결이 확정된 사람’이다.
검색해보았다.
소문이 사실이었다.
사진과 함께 간략하게 범죄사실이 기록되어 있었다.
판결이 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모르지만, 사실은 명확했다.
나는 그 사람이 일하던 교회, 특히 노회를 이해할 수 없었다.
계속해서 교회와 노회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
위에 언급한 대로 성범죄자 알림e에는 ‘유죄판결이 확정된 사람’이 공개된다.
혐의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공개되는 것이 아니라는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억울하다며 항변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난 누명을 쓴 거야.”
그것은 그 개인의 항변일 뿐이고, 그는 ‘유죄판결이 확정된 사람’이다.
법으로 확정되었으니, 누명이라면 법으로 해결해야 한다.
혹시 이 판결 내용이 달라졌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문제는, 그 사람이 유죄판결이 확정되어 신상정보가 공개된 이후에도 조치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일단 이 부분에서 교회와 노회는, 아니 본인 스스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아야 한다.
당연히, 그 사람은 교단에서 면직되어야 했다.
아니 스스로 사직서를 쓰고 목사라는 명예로운 호칭을 내려놓아야 했다.
다시는 목사라는 호칭을 들으면 안 되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어떻게 이렇게 뻔뻔한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노회에서 임원급으로 활동한다는 목사들도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겠는가.
누군가 나처럼 이 사실을 알고 질문할 때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나는 잘못한 일이 없는데, 누명을 써서 이렇게 되었어."라는 말로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절대 아니다.
이런 목사와 교단 때문에 '목사'라는 호칭이 이제는 명예롭지 않게 되어 버렸다.
'먹사'라는 말은 '기레기'라는 말과 같은 수준의 단어가 되어버렸다.
이 일을 알게 된 후에도 그 목사가 변함없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볼 때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너무나도 큰 자괴감을 느꼈다.
내가 속해 있는 이 교단은 도대체 어떤 곳인가.
계속 일할 가치가 있는 곳인가.
'기독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교회 안의 도둑놈들 1회 – 목회 활동비 (0) | 2021.09.09 |
---|---|
리더? 간사? (0) | 2021.08.29 |
교회에서는 신앙보다 정치가 우선이다 (0) | 2021.08.23 |
해설 성경 (0) | 2021.08.22 |
상도를 지키지 않는 교회 (0) | 2021.08.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