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빚내지 않아도 안전하게 세입자로 살고 싶어요

눈빛 2022. 1. 1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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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한겨레

 

 

 

한겨레에서 '주거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란 연재를 하고 있다. 2번째 연재의 제목은 '빚내지 않아도 안전하게 세입자로 살고 싶어요'다. 

 

 

내용은 제목만 봐도 알만하다. 집을 빌릴 때 기본적으로 보증금을 낸다. 전세는 보증금이 많고 월세는 보증금이 적고, 반전세는 중간쯤 된다. 

 

청년처럼 사회생활 경력이 짧거나, 나처럼 돈을 많이 모으지 못한 사람은 보증금을 내기 벅차기 때문에 '전세대출'에 의지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청년 중에는 월세 보증금을 내기도 벅찬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그래서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사회경력이 짧다는 이유로 그마저도 힘들다.

 

 

우리나라의 주택 정책은 '빚'에 의존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내가 어릴 때 아파트 분양 광고나 돌아다니는 광고지에는 늘 똑같은 글이 적혀 있었다.

분양가 ***원, 계약금 ***원, 융자 ***원.

 

계약금만 있으면 집을 구할 수 있는 구조다. 은행에서는 아파트를 담보로 돈을 빌려준다.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은 많은 이자를 부담해도 마음은 즐겁다. 집값은 무조건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집을 팔아서 다른 집을 사기는 쉽지 않다. 다른 집도 다 올랐기 때문이다. 대신 한 가지 좋은 기회가 있으니 그건 다시 다른 집을 분양받는 거다.

 

우리나라는 집을 구입하면 무조건 오른다는 '사회구조'가 수십 년 동안 굳어져 있다. 가끔 값이 내려가는 집도 있기는 할 거다. 그런 것이 있다면 정말 재수 없는 경우일 뿐이니 나와는 별로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집, 특히 아파트를 파는 놈들도 마찬가지다. 일단 계획만 세운 다음 사람들을 꾀어 팔아버린다. 물건도 없는데 돈을 받는다. 그 돈으로 건축을 하는데, 자본 없이 시작한 공사답게 구매자로부터 중도금이란 것을 받아 계속 진행한다. 문제는 그 중도금이 대부분 구매자가 융자한 돈이라는 거다.

 

사실 건축하는 놈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을 짓고, 사람들이 그 물건을 보고 구입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부실 공사도 없어지게 된다. 하지만 지금 구조는 구입하는 사람이 공사하도록 돈도 주고 이자도 낸다. 건축하는 놈들은 그야말로 기생충처럼 쪽쪽 빨아먹기만 한다. 

 

이렇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아파트라는 거대한 물건을 팔 때 '분양'이라는 말만 붙이면 마법이 일어난다. 사람들로부터 돈을 미리 받아서 부랴부랴 건축하고 팔아버린다. 부실 공사가 되어도 다시 부수고 지을 수 없다. 그냥 대충 때우면 되는 거고, 어차피 집은 모자라니 대충 속이고 팔면 된다. 

 

 

우리나라는 이런 식으로 '집=빚'이라는 공식이 당연하게 되어버렸다. 그래도 그동안 아무 불만이 없던 이유는 집값은 절대로 내려갈 리 없다는 희망 덕분이었다. 아니 그래야만 했다.

 

불법으로 정권을 잡은 놈들은 집 없는 국민들의 어려움을 그렇게 이용해서 토건족을 부자로 만들고, 나라를 이 모양 이 꼴로 만들어 놓았다. 

 

 

현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고 했지만 잡지 못했다. 그런데 사실 잡지 못한 것이 아니라 잡을 수 없는 거다. 나라가 뒤흔들릴 정도로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으면 절대 잡지 못한다. 나는 이 사회가 크게 뒤흔들린다고 해도 강하게 집값을 확 떨어뜨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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