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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금 4

잘못을 고백합니다

내가 시골교회 담임으로 취임한 후 그 교회에 꽤 많은 사람이 찾아왔다. 내가 잘나서가 아니고, 그 전에 부목사로 일하던 교회 때문이었는데 교인들은 적잖이 당황했던 모양이다. 특히 국회의원까지 오는 바람에 산골 교회 교인들이 많이 놀랐었다. 어떤 권사는, "목사님이 오시니 국회의원도 오고, 처음 보는 일이에요."라고 했다. 그러던 중 이전 교회의 어느 집사 부부가 방문했다. 남편 집사가 이직하게 되어 퇴직금을 받았는데, 퇴직금의 십일조를 내가 일하던 시골 교회에 헌금하겠다는 거였다.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6백만 원이 넘는 금액이었던 것 같다. 내가 새로 부임해서 일하는 교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는 말을 전했다. 헌금에 대해 내가 참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므로, 주일에 그분들의 이름으로 ..

기독교 2021.10.24

교회 안의 도둑놈들 12회 – 헌금을 내 통장에

교회를 망가뜨리는 놈들 중에 장로를 빼놓을 수 없다. 어느 교회 원로장로가 예전에 했던 짓을 전해 들었다. 그가 시무장로일 때 재정부를 맡았다고 한다. 그런데, 교회 재정을 관리할 때 사용하는 통장이 교회 명의가 아니라 그 장로 명의였다고 한다. 즉, 개인 통장에 돈을 넣고 재정을 관리했던 것이다. 내가 듣기로는 당시 2억 원이 넘었다고 한다. 꽤 오래전 일이기 때문에 그 가치뿐 아니라 이자율도 지금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높았다. 그 장로는 자기 통장에 돈을 입금했을 뿐 아니라 은행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통해 돈을 불렸다고 한다. 두 가지 큰 문제가 있다. 1. 교회 명의의 통장을 사용하지 않았다. 2. 은행에서 나오는 이자를 본인이 먹었다. 후에 이 일이 드러나게 되었는데 그 장로의 태도가 너무나도..

기독교 2021.09.30

교회 출석에 목숨 거는 목사 1

어느 교회 사무실에는 보험 대리점에서나 볼 수 있는 현황판이 걸려 있다. 그래프까지는 없지만 교인들의 출석 현황이 숫자로 기록되어 있다. 부목사는 예배 중에 출석한 사람들의 숫자를 파악해서 현황판에 적어놓아야 한다. 예배 후 담임목사는 교인들과 인사를 나누자마자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와 현황판의 숫자를 확인한다. 복권의 숫자를 확인하고 바뀌는 사람의 표정처럼 그 사람의 표정도 그랬다. 신학을 시작할 때부터 나는 늘 의아했다. 성서를 읽고 예수님의 정신을 설파하는 종교인이라면 교인 수나 교회 규모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현실 목회는 그게 아니었던 거였다. 일반 기업체와 다를 바 없는 가치와 구조를 가진 채 '예수'라는 이름만 차용한 것 같았다. 많은 사람이 지적하는 대로 '주식회사 예수'라는..

기독교 2021.09.26

교회 안의 도둑놈들 4회 - 대출

내가 일하던 어떤 교회에서 기념관을 짓게 되었다. 건물이 꽤 컸기 때문에 50억 원 이상 투입된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 더 들었을지도 모른다. 대부분 교회가 그렇듯이 충분한 자금을 모은 후 일을 진행하지 않았다. 교인들에게 건축헌금을 ‘작정’하라고 강요를 하고, 모자라는 부분은 대출을 받는다. 헌금을 걷기 위해 설교도 하고, 기도회도 하고, 부흥회도 한다. 그 교회도 마찬가지였다. 기존에 적립한 자금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장로를 위시한 교인들뿐 아니라,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부교역자들에게서도 건축헌금을 짜냈다. 교역자들이 헌금을 내지 않으면 교인들도 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작정한 건축헌금이 모자랐다. 대출할 수밖에 없었는데, 내 기억으로는 농협에서 25억 원 정도였던 ..

기독교 2021.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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