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전임전도사로 일했던 교회의 담임목사는 일반대학 출신의 신대원 졸업자다. 어느 날 나를 불러서 서울 남대문 근처에 있는 어느 영어 선교단체에 다녀오라고 했다. 교회에 영어 학습 교실을 만들겠다는 거였다. 나는 쓸데없는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전임전도사가 말을 해봤자 소용없을 테니 집사 몇 명과 함께 그곳에 갔다. 가서 보니 기독교를 팔아 돈을 벌어먹는 쓰레기 자영업자가 분명했다. 그때가 2000년이었는데, 학습 방법의 핵심은 비디오를 학생들에게 틀어주는 것이었다. 그들이 틀어준 비디오의 첫 화면을 보고 나는 뜨악했다. 영상 아래에 적혀 있는 자막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I am Tom.’이라고 할 때 자막으로 ‘아이 엠 탐.’이라고 되어 있었다. 20년 전 이야기지만 당시 어떤 학원에서도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