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10월 방위병으로 입대했다. 훈련소에서 한 달 동안 교육받고 자대로 출퇴근했다. 성남에 있는 육군종합행정학교에 배치되었는데, 나처럼 군대로 출퇴근하는 방위를 군방위라고 했다. 업무시간의 일은 현역들과 거의 동일했지만, ‘퇴근’이라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었다. 워낙 큰 부대여서 30명 넘는 인원이 육군종합행정학교로 배치되었고, 동갑내기 동기와 나는 그 안에서 수송대로 배치되었다. 수송대는 창고 같은 곳에 방위병을 지내게 했는데 캐비닛과 지저분한 소파가 있을 뿐이었다. 첫날, 나와 동기는 아무것도 모른 채 구타부터 당하고 시작했다. 이유가 있었겠는가. 당시 군대는 다 그랬다. 군대의 구타, 성추행, 집단 따돌림 등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을 것이다. 구타는 많이 줄어들었다고 하고, 없어졌다고 하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