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10대 후반일 때, 교회 목사의 소개로 톰슨 성경을 접했다. 성서 본문 아래에 짧은 해설이 달린 책이었다. 당시 비슷한 형식의 책이 더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요즘은 해설이 없는 책을 구하기가 더 어려울 지경이지만 그때는 놀라웠다. 그 목사는 30대 중반이었는데 나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이 책만 있으면 설교 걱정이 없어.” 짧고 별것 아닌 해설이지만, 시골교회에서 설교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던 것이다. (설교 자료에 대한 문제는 나중에 이야기하자.) 수많은 해설 성서 중에서 독일성서공회판 해설 성서만 제대로 된 책이다. 내가 처음 접한 때가 1996년이었나. ‘자유주의’적인 책이라고 공격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을 용서하겠다. 멍청한 게 죄는 아니니까. 검색해 보니 어느 출판사에서 판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