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대원 2학년 때인 1997년부터 1999년까지 3년간 교육전도사를 했다. 1년 휴학하여 2000년에 졸업했기 때문이다.
당시 월급은 50만 원이었다. 보너스는 없었고 1년에 두 번 100만 원을 받았는데 학비 보조 명목이었다.
당시 교육전도사 월급은 교회의 크기와 큰 상관 없이 50만 원이 주를 이루고 있었던 것 같다. 친구들에게서 들은 바로는 35만 원 ~ 75만 원까지 다양했지만 말이다.
월급이 적은 교회는 학비 전액을 지원해 주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1년간 받는 돈을 합치면 비슷했다.
내가 담당하던 부서에서 봉투를 받은 적이 있는 것도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안 받은 것 같기도 하고.
보통, 교육전도사는 일요일에만 출근한다.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준비하기 위해 가는 경우도 있지만 말이다.
내가 일한 교회는 1994년에 담임목사가 새로 부임했는데 그 사람의 꿈과 욕심 때문에 부교역자들이 많이 힘들었다. 교육전도사도 예외가 아니어서 주중이나 토요일에 교회에 가서 아파트 전도를 했었다. 풍선 전도, 인형극 전도, 솜사탕 전도 등 미친 짓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전도 담당 목사를 따라 아파트 전도를 함께 한 적도 있었다.
그 교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새로운 담임목사를 뽑는다고 한다. 곧 은퇴하는 모양이다. 항상 거창한 표어와 목표를 정해 놓고 교인 수를 늘리기 위해 부교역자를 들들 볶던 생각이 난다. 부목사들은 늘 피곤함에 절어 폐인처럼 되어 있었고, 선배 중 한 명은 과로사하기도 했다.
요즘 교육전도사 시세는 어떤지 모르겠다. 우리 동네 어느 교회의 교육전도사 모집 공고를 본 적이 있는데 50만 원이었다. 그걸 보고 깜짝 놀랐다. 25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니.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교육전도사를 하던 그때 전해 들었던 그 교회 부목사들의 월급이 15년 후 목사 경력 10년 이상 되는 내가 받았던 월급과 별 차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학생을 교육전도사로 쓰는 것을 반대하지만, 혹시 쓰는 경우 월급이 좀 낮아도 된다고 본다.
신대원생은 나이도 많고 결혼한 사람도 많아서 좀 더 올려주기를 바란다. 그런데 요즘 일반적으로 결혼하는 나이가 예전보다 더 늦어졌기 때문에 꼰대의 생각일 수도 있겠다.
그래도, 기왕 줄 거면 좀 더 줘라.
'기독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사 월급 세부 항목 - 목회 활동비 항목 (0) | 2022.01.06 |
---|---|
교육전도사 1회 (0) | 2022.01.04 |
부목사 월급 (0) | 2021.12.31 |
무임 목사 (0) | 2021.12.29 |
교회가 이 모양 이 꼴인 건 교인 책임이다 (0) | 2021.1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