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 목사가 되는 과정에 대해 아주 간단하게 설명했는데 무슨 말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
예장 통합 측을 예로 들기는 했는데, 각 대학교의 신대원, 신학대학교의 신학과, 신학원이나 신학교 등 내가 언급한 내용보다 더 많고 복잡한 교육과정이 있기 때문에 간단히 설명하기에 무리가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내가 신학교육에 대한 글을 쓰는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교육과정이 너무 허술하고 기간이 짧아서 제대로 된 목사를 양성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 교단 내에,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열심히 공부해도 들어가기 어려운 신대원이 있는 반면, 신학 서적 한 권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사람이 졸업 가능한 학교도 있다.
믿기 힘들겠지만 이게 현실이다.
군소 교단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크다고 자부하는 교단의 일이다.
내가 생각하는 신학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교육 기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신대원 3년, 목연 1~2년(신학교 포함 5~6년)의 기간은 신학개론만 익히고 나올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영성훈련은 수박 겉핥기식으로 넘어가고 인성교육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도 이 교육과정이 교회에서 전문자인 척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문제다.
교단은 현장에 적합한 사람을 배출하면 되는 것이니 지금의 교육이 오히려 과분할 수도 있다.
신대원에서 배운 기초적인 내용도 목회 현장에서 가르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글을 쓰면서, 내가 나름대로 공부를 열심히 할 때 자주 들었던 말이 생각난다.
"그렇게 공부해서 뭐해. 현장에서 쓸 수 없어. 목회 열심히 할 생각이나 해."
맞는 말이다.
그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은 나처럼 된다.
나는 대학교와 신대원을 하나의 교육과정으로 만들고, 신대원 졸업 후 수련과정까지 합해 10년 정도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단이 충분하게 지원하고 관리해서 좋은 목회자를 양성해야 한다.
학업이 부족하면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게 하고, 인성에 문제가 있다면 과감히 배제시켜야 한다.
온갖 사회생활에 찌든 사람이 돈이나 벌어보려고 시도하는 신학공부는 무조건 막아야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나이의 젊은이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종교지도자가 되게 해야 한다.
내 생각이 허황되게 들릴지 모르겠다.
목회 현장에서 신학은 사실 별로 쓸데가 없기 때문이다.
사람의 감정을 건드리는 말재주, 트랜드를 따르는 외관과 스타일만 있으면 된다.
이렇게 보니 교단의 신학교육 과정이 오히려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스피치 훈련이나 집중적으로 시켜주고, 처세술이나 가르쳐주면 될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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